'장비를 바꾸어도 사진은 바뀌지 않는다'는 말은 '소득이 증가하더라도 더 행복해지지는 않는다'는 말과 유사하다. 옳을 수도 있다. 하지만 2만 달러의 소득이 산소처럼 당연하게 주어지는 것이 아니듯 충분히 좋은 카메라도 당연하게 주어지는 것이 아니기에, 이 '당연함의 바깥'에 있는 사람에게는 소득이나 장비가 중요하지 않다는 취지의 경구가 천국의 풍월처럼 들릴 것이다. 나의 첫 디지털 카메라는 펜탁스 옵티오 S4였다. 400만 화소가 좋은 똑딱이의 기준처럼 통하던 시절에 구입한, 400만 화소짜리 똑딱이다. 유감스럽게도 이 카메라는 ISO 200이 최대 감도였고, 광량이 조금만 부족해도 심각한 언더가 났다. 노이즈가 많았고, 렌즈의 해상력이 센서의 해상도를 못 따라갔기 때문에 나는 이 똑딱이를 200만 화소..
D7200과 AF-P 18-55mm 번들을 샀다. 중급기를 써보고 싶었고, 잘 나온 번들을 써보고 싶었고, 좀 튼튼한 제품을 사고 싶었다. 업그레이드한 보람은 있었다. ISO 25600으로 찍어서 증감현상을 해도 알아볼 만했다. ISO 1600은 거의 망설이지 않고 쓸 정도는 되었다. 걱정했던 무게는 생각보다는 가벼웠다. 조금 걱정했던 인물색감은, 포트레이트 픽처스타일 적용해서 RAW로 찍고 후보정할 때 색온도와 틴트를 잡아주고 '피부 톤의 색상 조정' 기능을 적절히 쓰면 무난했다(E-PM2 쓸 때도 이 정도의 수고는 들어갔다). 다음은 구입 첫날에 느낀 소소한 불편함과 특이사항들. 1) D7200에서는 바디 내에서 렌즈의 VR을 끌 방법이 없다. 따라서 외부에 VR on/off 스위치가 없는 AF-P ..
서울 창포원을 나와서 정처없이 걷다가 우연히 발견한 곳이다. 서울에서도 보기 드문 융드립 전문점이다. 가격은 전국에서도 보기 드문, 한 잔에 4천 원부터이다. 원두의 투입량은 한 잔에 30g~50g으로 일반적인 푸어오버 드립커피의 20g에 비해 훨씬 많은 양의 원두를 투입한다. (업계 기준으로는 '남는 게 없는 장사'이지만, 손님 입장에서는 그리 값싸게 느껴지지 않는다. 이러한 미스매치 때문에 드립커피 전문점의 생존율은 매우 낮다) 아주 진한 드립커피를 마실 수 있다.직접 로스팅한 원두로 커피를 내리는 로스터리 카페이다. 원두와 더치 커피도 판매한다. 가격은 상당히 저렴하다. 데이트 코스로는 그다지 적합하지 않고(인더스트리얼 인테리어를 추구하다가 삑사리가 난 듯하다), 책을 읽거나 공부하기에는 눈치가 보..
샷추가급 풍경이 있는 곳. 테라스 자리의 천장이 콘크리트제여서 주말에 사람이 많을 때에는 소리가 울린다. 밀폐형 이어폰이나 헤드폰을 챙길 필요가 있다. 북카페의 장서는 학급문고 수준이다. 에스프레소의 맛은 최상이라 하기 어렵다(원인은 세팅과 머신 상태로 판단된다). 2,500원짜리 에스프레소에 기대할 수 있는 표준적인 향미와 퀄리티이다. 원두는 비비다이어리에서 로스팅한 것을 사용한다. 커피 한 잔 마시고 산책하기에는 정말 좋은 곳이다. 식당은 길 건너 도봉산 입구 쪽에 몰려 있다. 🌱서울창포원 북카페서울 도봉구 마들로 916 (도봉동 4-1)아메리카노 2,500원
원두를 선택하여 커피를 주문할 수 있다. (산미가 좋은 '감성', 초콜릿 같은 '여행') 에스프레소를 주문하면 각설탕 하나를 함께 준다. 녹여 먹으면 시나몬 같은 향이 올라오는데, 제법 잘 어울린다. 1층과 2층의 창가 자리 전망이 매우 좋다. 리스트레토를 주문하면 리스트레토가 나오는 카페이다.─새싹(🌱)과 꽃 한 송이(🌸)를 가르는 중요한 기준 중 하나이다. 그냥 에스프레소보다 리스트레토가 맛있어서 주문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결과적으로는 직원을 괴롭힌 꼴이 되는 경우가 드물지 않기 때문이다. 모든 새싹이 리스트레토 주문에 실패한 카페는 아니지만, 모든 꽃 한 송이는 리스트레토 주문에 성공한(또는, 에스프레소도 충분히 맛있어서 굳이 리스트레토를 주문할 필요가 없는) 카페이다. 의정부 시내에서 걸어가려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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