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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과 여행

오키나와 패키지 여행 후기

웨딩블렌드 2019. 1. 1. 22:44

2017년 여름 모두투어 3박4일 패키지.


츄라우미 수족관, 오키나와 월드, 만좌모, 아메리칸 빌리지 등을 둘러보는 전형적인 오키나와 패키지였다. 오키나와 여행을 계획 중인 분들께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후기를 남긴다.


소감 겸 평가는 오키나와가 가고 싶어서 가야만 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굳이 갈 필요는 없는 곳.




관광지에 대한 간단한 소감.


1. 슈리성 : 문화재에 관심이 있다면, 정전에 꼭 들어가볼 것을 권한다. 쇼(尙) 왕조의 어후회(御後繪), 옥좌가 있는 어전, 좌식 회의장, 탕비실(우치로노마), 실내정원 겸 서재 등을 조용히 둘러보면 마음이 차분해진다. 정전 입장료 불포함이고 자유 시간이 주어지는 방식이라면 혼자 돈 내고 들어가도 좋다. 혼자 조용히 둘러볼 수 있다는 점에서 오히려 더 나을 수 있다.


2. 만좌모 : 제주도 주상절리와 성산일출봉 억새밭에 비해 임팩트가 부족한 곳.


3. 코우리지마 대교 : 버스 타고 지나가면 돌산대교 같은 곳.


4. 츄라우미 수족관 : 손에 꼽을 만큼 좋은 곳. 수족관도 좋고, 수족관 바깥의 해양공원도 좋다. 볼거리도 있고 사진 찍을 거리도 많은 곳이다.

①내가 입장했을 때에는 입구 쪽이 대단히 시끄럽고 사람이 많았다. 사람에 치이는 것이 싫다면 입구 쪽을 스킵하고 안쪽으로 들어가서 안쪽을 천천히 둘러보는 것도 방법일 듯하다.

②대형 수조 옆에는 카페가 있다. 내가 입장했을 때에는 만석이었고 수조 앞 의자도 거의 만석이었다. 만약 수족관 오픈 직후에 입장할 행운을 얻는다면, 대형 수조까지 전진해서 카페에 착석한 다음 커피 한 잔 마시며 사진도 찍고 수족관을 감상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③심해 생물 전시관은 사람도 적고 어둡고 고요하다. 조용한 시간을 보내는 것을 좋아한다면 이곳을 천천히 둘러보는 것도 좋다. ISO 6400정도의 고감도에서 쓸만한 화질을 내어주는 카메라를 갖고 있다면, 노출보정을 -1.66ev정도로 잡고 수조를 배경으로 촬영하면 색다른 분위기의 사진을 얻을 수 있다.

④오키짱 돌고래쇼는 한 번쯤 볼 가치가 있다.

⑤에메랄드 비치는 오키나와 패키지 여행 중에 여유롭게 해변 사진을 찍을 수 있는 몇 안 되는 장소이다.

⑥해양공원에 딸린 오키나와 민속촌은 '오키나와 월드'보다 한가해서, 천천히 돌아다니기에도 좋고 사진을 찍기에도 좋다.


5. 아메리칸 빌리지 : 미국식 환락가. 옷 사고 밥 먹고 맥주 마시는 곳이며, 실제로 그러할 목적으로 방문한다면 재미있겠지만, 파주 영어마을 같은 비주얼과 문화의 향기(…?)를 기대했다가는 실망할 가능성이 높다.


5. 오키나와 월드 : 한국민속촌과 하회마을과 롯데월드 민속박물관 사이에 있는 그 무언가. 에이사 공연이 볼만하고, 전통의상을 빌려 입고 기념사진을 찍을 수 있는 부스가 있으며, 천(패브릭) 공예품과 도자기제 젓가락받침 등을 구매할 수 있는 공방이 이곳저곳에 있다.


6. 우미카지테라스 : 더워 죽겠고 비행기는 시도때도없이 시끄럽게 날아다니고 카페에 들어가 맥주나 마시면 좋을 것 같은 공구리밭. 인터넷에 소개된 예쁜 사진은 CPL 필터와 포토샵의 힘을 빌린 것이고 사람의 눈으로 보면 그저 그렇다. 여름철에 방문한다면 땀이 나기 전에 얼른 사진을 찍고, 근처 카페로 들어가서 꿀 같은 맥주나 아아를 마시자. 이 때문에, 우미카지테라스 방문 전에는 커피나 맥주를 아껴둘(?) 필요가 있다. 공방 TESHIGOTO( https://teshigoto.stores.jp/ )에 예쁜 가방이 많다. 수공예품을 좋아한다면 구경만으로도 행복해질 수 있는 곳. 가족이나 친한 사람에게 줄 조금 값나가는 선물을 찾는다면 오키나와 특산품 따위는 집어치우고 여기서 투웨이 클러치나 하나 사서 포장해 가자.


7. 국제거리 : 쇼핑하기에 좋은 곳. 남대문처럼 복잡하고, 와이파이 인심은 소금보다도 짠 곳. 에그, 데이터 로밍, 상세지도, 또는 앞의 셋 중 하나를 소유한 사람을 챙길 필요가 있다. 방문할 가게의 목록과 쇼핑할 물건의 목록을 사전에 짜 두는 것이 좋다. 비누 전문점 라 쿠치나에서 비누를 샀는데, 진열된 비누가 모두 밀폐 포장되어 있어 띄엄띄엄 한자를 읽어가며 제품을 골라야 했다. 물건은 좋았다. 식료품을 살 생각이라면 국제거리의 식료품점에 들르는 것이 가장 좋을 것이다.


8. 마사히로 주조 갤러리 : 오키나와식 증류주 '아와모리'와, 이것을 활용한 혼합주와 리큐르를 만드는 공장이다. 제조공정을 견학할 수 있고, 시음이 가능하다. 매화수 같은 낮은 도수의 혼합주가 제일 맛있었다. (나는 청주보다 도수가 높은 술의 맛은 거의 즐길 수가 없다)


9. 어시장 : '참치 해체 쇼'를 본 곳. 내장을 이미 제거해둔 통참치를 대분할하는 과정이어서 피가 튀거나 하지는 않는다. 참치 해체가 끝나면 회를 조금 나누어주는데, 자투리 고기가 아닌, 대분할 정육 부위에서 일부를 떼어 주었다. 담백하고, 고소하고, 비린 맛이 없어서 한국에서 먹어본 (그리 비싸지 않은) 참치회와는 비교도 되지 않게 맛있었다. 어시장에 들렀다가 숙소로 가는 코스라면 회 한 접시를 사서 들어가도 괜찮을 것 같다.


10. 나하 공항의 Blue Seal 아이스크림 : 공항에서 시간이 남아 아이스크림 하나를 사서 인증사진을 찍었다. 소금쿠키 맛. 짭짤하고, 쿠키 씹는 맛이 있어서 좋았다. 면세점은 진짜로 살 만한 것이 없다.




음식에 대한 간단한 소감


1. '삼색 덮밥'중 바다포도(해초)와 해산물을 올린 덮밥, 오키나와 소바, 참프루 등이 기억에 남았다. 화식(和食)은 쏘쏘. 스테이크도 쏘쏘.


2. EM 코스타 비스타 오키나와의 조식 뷔페는 세계 제일! 짜지 않은 햄, 기름기가 적고 뒷맛이 깔끔한 베이컨, 독특한 향신료의 풍미가 있는 소시지, 맛있는 방울토마토, 아삭아삭하고 먹기에 좋은 샐러드, 생선조림, EM아이스크림 등이 모두 만족스러웠다. 망할 뻔한 여행을 숙소가 살렸다. 침대도 널찍하고, 방도 널찍하고, 스파도 마음에 들고 매점 구성도 알차다. 커피는 조금 맛이 없었지만 대세에 지장은 없었다(ㅋㅋㅋㅋㅋㅋ).


3. 오키나와 월드 뷔페는 맛있을 것 같은 메뉴는 맛없고 맛없을 것 같은 메뉴는 맛있는 식당이다. 파스타는 팅팅 불었고 미트볼은 뻑뻑하고 감자튀김은 식고 눅눅하고 치킨조차 맛이 없었다. 반면 여주 볶음, 돼지귀 당면, 장에 절인 생선회로 만든 오키나와식 초밥은 맛있었고 생선조림도 괜찮았다. 오키나와 월드에 방문하게 된다면 피할 수 없는 식당이니, 메뉴 선택에 참고가 되었으면 좋겠다.




EM 코스타 비스타의 맛있는 식사와 여유로운 스파, 조용한 분위기. 일본인 점원과의 짧은 대화, 관광지 특성에 맞는 물건을 찾아 헤매고 구입하는 기쁨. 그리고 새벽녘의 고요함과, 은빛으로 반짝이던 구름의 테두리. 이런 것들이 있어 행복한 여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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