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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 : 2018. 9. 11
구분 : 쉐프 코스 A - 49,000원 (런치/디너 동일)
이자카야 요리를 깔끔하고 고급스럽게 만들어 내놓는 곳이다. 재패니즈 컨템포러리가 약간 캐주얼해진다면 이 정도의 느낌이 아닐까.
[ 신선한 계절 샐러드 ]
관자, 가지, 토마토가 들어간 샐러드.
비네거는 잘 제어되어, 거의 자극성이 없다. 관자는 신선하고, 가지가 정말 맛있다(시즈닝을 하여 찐 다음 살짝 구워낸 것 같다). 피사계심도 바깥의 오이 절임은 짭조름하고 감칠맛이 있다(소스에 가쓰오부시를 넣은 것 같다). 사진 아래의 견과류를 얹은 샐러드는 조금 평이하지만, 풀비린내가 나지 않고 아삭아삭해서 좋다.
[ 제철 모듬 사시미 ]
껍질이 붙은 도미, 참치, 광어 지느러미살, 연어, 청어, 구운 □□, 성게알 쌈. 와사비, 생강절임, 성게알 소스가 함께 제공된다. 와사비는 매운 맛이 강하지 않다. 동그란 어묵 슬라이스처럼 생긴 것은 생 무처럼 매운 맛이 있는 채소이다.
먹는 순서를 지정해 주지 않아서 흰살에서 붉은살로, 날것에서 구운 것으로 간다는 일반적인 원리를 따라 적당히 순서를 정했다. 조금 질길 가능성이 있는 횟감에는 칼집을 넣어, 씹는 맛이 있는 횟감을 너무 오래 씹지 않아도 되도록─따뜻한 아이스 아메리카노 같은, 양립하기 어려운 두 가지 덕목을 모두 살리고자 신경쓴 모습이 보인다. 회 아래에는 차조기 잎을 깔아서 회가 너무 차가워지지 않게 했다.
흰살 생선은 담백하면서도 감칠맛이 있고, 연어는 조금 기름진 맛을 내면서도 비리지 않고, 참치는 기름 맛이 적으면서 붉은살 생선 특유의 풍부한 느낌이 있었다. 청어는 생각보다 담백하였고, 구운 생선은 따뜻하지 않은 대신 적당한 기름기가 있었다. 성게알을 흰살 생선 회로 싼 것은 독특하였는데, 기대했던 만큼의 임팩트는 아니었다(성게알과 사시미는 시너지를 일으키는 조합이 아닌 것 같다).
성게알 소스에는 된장 같은 독특한 풍미가 있다. 흰살 생선과 잘 어울리므로 흰살 생선에 찍어먹으라고 직원이 안내해 주었다. 하지만 연어와도 잘 어울렸다(ㅋㅋㅋ). 와사비는 이후에 추가로 제공되지 않으니, 초밥을 먹을 때 와사비를 더 찍어먹고 싶다면 이 때 간장 종지에 덜어놓을 필요가 있다.
[ 한우 채끝 등심 구이 ]
미디엄 웰던 정도로 구운 한우 채끝살. 구운 가지, 토마토, 파프리카, 홀 그레인 머스타드, 바질 페스토가 함께 제공되며, 올리브유와 비네거가 뿌려져 있다.
비네거는 역시 잘 제어되어, 거의 자극성이 없다. 4악장의 재현부처럼, 맛있는 가지와 토마토가 다시 등장한다. 고기는 맛있다. 홀 그레인 머스타드와 와사비 약간을 얹어서 먹으면 지이이인짜 맛있다.
[ 스지 수제 오뎅탕 ]
스지(힘줄)를 넣어 끓인 오뎅탕. 국물이 무척 진하다. 신세계백화점 고래사 어묵을 먹으며 무척 비싸고 맛있다고 생각했는데, 그 정도는 되는 것 같다. 동글동글한 핑크색 어묵은 케이크처럼 폭신하다. 어묵과 스지가 정말 듬뿍 들어가 있다(거의 단품 하나를 주문한 것처럼 나온다).
[ 튀김요리 ]
게살 고로케와 가라아게. 가라아게는 촉촉한 탕수육처럼 튀겨졌다. 함께 제공되는 간장에는 레몬즙이나 오렌지즙이 들어갔는지, 구연산의 상큼한 산미와 감귤계의 풍미가 있다.
[ 초밥 ]
씹는 맛이 있는 흰살 생선, 기름지고 풍부한 연어, 흰살 생선에 싼 성게알 등, 사시미 코너에서 나왔던 횟감이 초밥의 형태로 재등장한다.
'밥'의 역할을 하면서, 회의 여운을 길게 남긴다. 연어 초밥에 성게알 소스를 찍어 먹었는데, 맛이 좋았다.
[ 디저트 ]
푸딩과, 당절임을 하여 얼린 호두가 제공되었다. 단 맛과 고소한 맛, 부드러운 식감과 바삭한 식감이 갈마든다.
마지막으로 '오늘의 음료'인 차조기 샤베트가 제공되었다. (사진으로는 남기지 못했다) 차조기의 향은 잘 제어되어 역하지 않고, 레몬즙이 들어가 있어 상큼하다. 깔끔하게 입가심하기에 좋다.
전채(前菜), 국(吸物), 고기 구이(焼物/強肴), 식사(食事), 후식(甘味) 등으로 이어지는 가이세키 코스를 느슨하게 따르면서, 샐러드는 이탤리언으로 재해석하였고 국과 튀김은 이자카야 스타일로 연출하였다. 비네거가 자극적이지 않고, 국물과 튀김의 조미료 맛이 요란하지 않아서 우리가 상상하는 화식(和食)의 이미지를 해치지 않으며 적당히 어우러진 것 같다.
청하 한 병을 두 사람이 반주로 나눠 마시면 양이 딱 맞는다.
무척 행복한 저녁식사였다.
초밥, 덮밥, 우동 등의 단품 메뉴도 판매한다. (리뷰를 훑어 보면 평이 꽤 괜찮다)
창동역~노원역 일대에서 조금 비싸고 괜찮은 일식당을 찾는다면 별 망설임 없이 선택할 만한 곳이다. 강남이나 선릉에 있었다면 은하수 한가운데의 별처럼 홀로 돋보이기 어려웠겠지만, 이곳에 있기에 반짝반짝 빛나는 이자카야다. (의정부 생활권에서 강남까지 다녀오는 데에 필요한 두세 시간은 정말 아깝다. 특히 주말이라면!)
주말 저녁 시간에 방문할 계획이라면 예약을 하는 것이 좋고, 예약하였더라도 5시 55분쯤에 미리 도착하여 자리 안내를 받아두는 편이 좋다. (6시 5분만 되어도 식당에 사람이 꽉 들어차며, 6시 15분부터는 웨이팅이 20분 이상 잡힌다)
재방문 의사 : 🌸🌸 (매우 강함 - 기회가 된다면 꼭 다시 오고 싶음)
추천 의사 : 🌸 (강함 - 창동역~노원역 일대에서 일식 코스를 찾는 사람에게 권하고 싶음)
※
1) 엄마 카드 찬스를 사용하였습니다.
2) 메뉴 구성과 가격은 바뀔 수 있습니다.
3) 메뉴 이름이 정확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메모 안 했습니다). 피드백 주시면 수정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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