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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비

너도 우리 사무실에 오렴 (IV)

웨딩블렌드 2024. 1. 1. 09:53

Drop Expression Series Keyblossom 키보드를 샀다.

2주 정도 사용하고 후기를 남긴다.


홀리 판다 스위치가 들어간 키보드를 사용해 보고 싶었다. VARO M3 + Bsun 홀리판다 V2 + 조립요청을 하면 약 34만 원, Drop 홀리판다 X가 들어간 이 기성품이 11마존에서 약 20만 원이었다. '홀리판다 X'는 '홀리판다 아님'을 뜻한다는 것이 학계의 다수설이지만, 나는 이 특이한 제품에 꽂혀버렸고 수많은 정당화 끝에 구매버튼을 누르고 말았다.

http://www.11st.co.kr/products/5508389979/ ]
(위 링크를 통해 구입하면 글쓴이인 나에게 머니백이 지급될 수 있다)

이 제품의 하판은 양극 산화 처리된 알루미늄 바디였다. 상판은 플라스틱 같고, 귀여운 토끼 그림은 페인팅이다. LED는 흰색이며, 빛샘은 적지만 글씨의 밝기가 균일하지 않다. 책상 위에 올려놓고 타건해 보니 유튜브에서 듣던 그 자갈자갈한 소리는 간 데 없고 호두알을 비비는 듯한 경망스러운 찌그럭거림이 귀를 찌른다.

그러나 세상 일은 모르는 것이라서, 이 찌그럭거림이 무접점 키보드의 보글거림보다 옆자리 직장동료에게 작게 들린다고 한다. 찌그럭거리는 쪽이 존재감이 적고, 따라서 덜 거슬린다는 뜻이다. (물론 민감한 직장동료에게는 자극적일 수 있다)

장패드와의 궁합이 약간 중요하다. 아주 두툼하고 푹신한 장패드 위에 올려놓으면 찌그럭거리는 소리는 줄어들지만 팅팅대는 울림이 맑고 길게 울려퍼진다. 얇고 탄력있는 장패드 위에 올려놓으면 찌그럭거리는 소리와 팅팅대는 소리가 모두 적당히 잡힌다.

나는 얇고 탄력있는 장패드로 뫼르소 마이데스크 L사이즈를 썼다. 크기가 60cm*30cm여서 풀사이즈 키보드(또는 텐키리스+넘패드)를 담을 수 있는 것 중에서 비교적 작은 사이즈이다. 생활방수가 되는 것은 소소한 장점이고, 접지력이 부족해서 슬슬 밀리는 건 단점이다.

홀리판다 X 스위치가 들어간 기성품으로 11마존에서 판매중인 기타 제품은 다음과 같다.
(글을 쓰고 있는 현재 시점에서 11마존은 무료배송 프로모션 중이다)

반지의 제왕 드워비시 키보드
https://www.11st.co.kr/products/pa/5509828552 ]

반지의 제왕 엘비시 키보드
https://www.11st.co.kr/products/pa/5509632546 ]

DROP 홈페이지에서 판매중인 좀 더 무난한(?) 제품은 다음과 같다.
(한국으로의 직배송을 지원한다고 한다)

drop.com
 - Expression Series Shinai
 - Expression Series Keysterine

이 제품의 키감은 약간 뻣뻣하고 약간 무겁고 약간 쫀득하다. 구산컴넷에서 두드려본 커스텀 키보드의 홀리판다 맛은 아니지만, 조금 재미있는 택타일 스위치의 느낌이 난다. 저소음 리니어→무접점→택타일 스위치 순서로 쇼핑을 하며 점점 두드리는 맛이 있는 제품으로 옮겨간 셈이다.

지금의 경험과 지식을 가지고 한 달 전으로 돌아간다면, 시간과 돈을 좀 더 들여서라도 윤활된 홀리판다 스위치를 채용한 제품을 주문했을 것 같다. 나쁜 키보드는 아닌데, 좀 더 키압이 낮고 좀 더 나지막한 소리가 나는 제품이었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완제품, 유선, 솔더링을 선호하므로 구입 자체를 후회하지는 않는다)

좀 더 부드럽고 나지막한 소리가 나는 묵직한 커스텀 키보드를 하나쯤 더 살 것 같다는 예감은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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