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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비

너도 우리 사무실에 오렴 (II)

웨딩블렌드 2023. 2. 14. 19:29

마제스터치 텐키패드2 프로페셔널 블랙을 샀다. 저소음 적축 넘버패드이다.

1년 정도 사용하고 후기를 남긴다.


00키가 있는 저소음 기계식 넘버패드를 찾다 보면 이 제품으로 수렴할 가능성이 크다. 가격 때문에 고민하는 사람이 많을 텐데, 아마 선택의 여지가 거의 없을 것이다.

소감은 다음과 같다.

 1. 기계식·무접점 키보드와 나란히 놓고 사용할 때 높이가 딱 맞다.
  - 펜터그래프 키보드 옆에 놓고 쓰기에는 너무 두껍다.

 2. 모든 키를 편하게 두드리기는 어렵다.
  - 책상 위에 손꿈치를 올려놓고 두드리면 7, 8, 9가 너무 멀어 불편하다.
  - WR310 손목 받침대 위에 손꿈치를 올려놓고 두드리면 0, 00이 너무 가까워서 불편하다.

 3. 왼손으로 사용할 때 JS-40B를 왼손으로 두드리는 것만큼 편하지 않다.
  - 0, 00, /, *, -를 노룩으로 정확히 두드리기 어려웠다.

 4. 키보드가 풀배열이라면 왼쪽에 놓든 오른쪽에 놓든 손이 잘 안 가더라.
  - 텐키리스 기계식·무접점 키보드와 조합할 목적이라면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상단에는 4개의 키가 있다. Esc, Tab, =, 백스페이스.

Tab, Enter, Esc는 엑셀의 빈 칸에 숫자를 채워나갈 때 유용한 키이다. Tab은 입력을 마치고 오른쪽으로 한 칸 이동, Enter는 입력을 마치고 아래쪽으로 한 칸 이동, Esc는 입력하던 내용을 취소하고 셀을 선택한 상태로 돌아가는 기능이다.

그러나 이미 입력된 자료를 핸들링할 때는 활용도가 떨어지는 키들이다. 핸들링할 때는 F2, Ctrl+C, Ctrl+V, Ctrl+Alt+V 등이 좀 더 쓸모 있다. (리얼포스 23U는 딥스위치를 조작해 Ctrl+C, Ctrl+V등을 상단 키에 지정할 수 있다)

텐키리스 키보드의 왼쪽에 넘버패드를 놓는 배치를 선호하는 사람이 있다. 풀배열 키보드의 오른쪽에 마우스를 놓고 문서 작업을 하면 몸이 왼쪽으로 쏠리는 느낌이 들 때가 있기 때문이다. (키보드의 한글 영역을 몸의 중앙에 놓으면, 이제 마우스가 너무 오른쪽 멀리 놓인다는 느낌이 들 수도 있다)

텐키리스 키보드의 왼쪽에 넘버패드를 놓으면 책상의 폭이 넉넉하지 않아도 한글 영역을 몸의 중앙에 놓을 수 있고, 마우스도 그리 멀지 않은 오른쪽에 놓인다. 이상적으로 보인다.

다만 한글 타자에서 왼손의 부담이 큰데(*), 왼손으로 넘버패드까지 두드리면 왼손의 부담이 너무 커진다는 점, 힘이 약한 왼손 소지를 잔뜩 꺾은 상태에서 0(때로는 00도)을 타건하는 자세가 그다지 자연스럽지 않다는 점이 문제가 될 수 있다. 하나를 얻고 하나를 잃는 셈이다.

(*) 두벌식 기준 58:42 비율로, 왼손의 부담이 38%정도 크다는 분석이 존재한다.
출처 - http://lab.pxd.co.kr/heatmap/

텐키패드와 키보드의 제조사가 다르다면 똑같은 저소음 적축이어도 키감이 다를 수 있다. 나는 이 텐키패드를 한성 GK787S와 함께 사용했는데, 둘 다 체리 저소음 적축이지만 마제스터치 쪽이 좀 더 사각거렸다. 좋고 나쁘고를 떠나 이질적이다. 이럴 줄 알았으면 처음부터 키보드를 마제스터치 텐키리스로 깔맞춤했을 것이다(그리고 스테빌 울림에 학을 뗐겠지).

기계식·무접점 키보드와 함께 사용할, 00키가 있는 넘버패드를 찾고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사볼 만한 제품이다. 텐키패드를 왼손으로도 써 보고 오른손으로도 써 보는 경험, 텐키패드가 있으니 좀 더 가벼운 마음으로 텐키리스 키보드에 도전할 수 있는 자유는 나름대로의 가치가 있다.

하지만 당신이 얇은 키보드를 만족스럽게 사용하고 있다면, 굳이 이런 이상한 모험을 하지 말고 얇고 적당한 텐키패드를 구입하는 편이 나을 것이다. 00키가 있는 텐키패드는 생각보다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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