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VC HA-FW01을 샀다. 생선은 셀프. FW01과 FW02의 차이는 품질보다는 성향의 차이가 좀 더 큰 것 같았다. 가격과, 우드 이어폰 특유의 따뜻한 성향을 더 중시했던 나는 FW02쪽을 마음의 장바구니에 담아두고 있었다. 그렇게 1년이 흘렀고, FW02 정품 가격에 FW01 정품을 구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겨 구매 버튼을 눌렀다. 비슷한 가격이라면 고급기를 쓰고 싶은 마음에. HA-FW01의 장점은 따뜻한 성향의 음색, 나무로 만든 고급스러운 외관, 무난한 착용감, 굵고 낭창낭창해서 잘 꼬이지 않는 직조 케이블 정도이다. 음질이 돈값을 하느냐, 라고 묻는다면 나는 조용히 손을 들어 ER4를 가리킬 것이다. FW01의 본질은 듣고 싶어서 듣는 소리, 사고 싶어서 사는 이어폰이다. 먼 옛날의 E5C가..
'장비를 바꾸어도 사진은 바뀌지 않는다'는 말은 '소득이 증가하더라도 더 행복해지지는 않는다'는 말과 유사하다. 옳을 수도 있다. 하지만 2만 달러의 소득이 산소처럼 당연하게 주어지는 것이 아니듯 충분히 좋은 카메라도 당연하게 주어지는 것이 아니기에, 이 '당연함의 바깥'에 있는 사람에게는 소득이나 장비가 중요하지 않다는 취지의 경구가 천국의 풍월처럼 들릴 것이다. 나의 첫 디지털 카메라는 펜탁스 옵티오 S4였다. 400만 화소가 좋은 똑딱이의 기준처럼 통하던 시절에 구입한, 400만 화소짜리 똑딱이다. 유감스럽게도 이 카메라는 ISO 200이 최대 감도였고, 광량이 조금만 부족해도 심각한 언더가 났다. 노이즈가 많았고, 렌즈의 해상력이 센서의 해상도를 못 따라갔기 때문에 나는 이 똑딱이를 200만 화소..
D7200과 AF-P 18-55mm 번들을 샀다. 중급기를 써보고 싶었고, 잘 나온 번들을 써보고 싶었고, 좀 튼튼한 제품을 사고 싶었다. 업그레이드한 보람은 있었다. ISO 25600으로 찍어서 증감현상을 해도 알아볼 만했다. ISO 1600은 거의 망설이지 않고 쓸 정도는 되었다. 걱정했던 무게는 생각보다는 가벼웠다. 조금 걱정했던 인물색감은, 포트레이트 픽처스타일 적용해서 RAW로 찍고 후보정할 때 색온도와 틴트를 잡아주고 '피부 톤의 색상 조정' 기능을 적절히 쓰면 무난했다(E-PM2 쓸 때도 이 정도의 수고는 들어갔다). 다음은 구입 첫날에 느낀 소소한 불편함과 특이사항들. 1) D7200에서는 바디 내에서 렌즈의 VR을 끌 방법이 없다. 따라서 외부에 VR on/off 스위치가 없는 AF-P ..
센서 클리닝 겸 상태 점검을 위해 올림푸스 A/S센터를 방문했다. 렌즈에는 이상이 없으나, 카메라 바디의 상태가 조금 좋지 않다는 엔지니어의 설명을 듣게 되었다. 손떨림 보정 모듈과 셔터박스와 관련된 데미지 코드가 잡혔다고 한다. 지금은 작동하고 있지만, 데미지 코드가 잡혔으니 상태는 좋지 않은 편이라 할 수 있고 언젠가 고장이 날 수 있다고 한다. 데미지 코드는, 아마도 엔진 이상이 감지되었을 때 점등되는 자동차 계기판의 경고등처럼, 부품 이상이 감지되었을 때 뜨는 코드인 것 같았다. (엔지니어에게 직접 물어보지는 않았다) 데미지 코드를 확인하는 방법은, 올림푸스 카메라 컷수를 확인하는 화면(PAGE 2)에서 좌(◀) 버튼을 누르면 된다. 만약 데미지가 감지되었다면 좌 버튼을 눌렀을 때 PAGE 1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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