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eiko SPB209J1을 샀다. 일명 알피니스트 썬빔 포레스트. 선레이 다이얼, 센터세컨드 논크로노, 기계식, 가죽줄. 단정한 조합이다. 구운 양반김의 반사광을 닮은 다이얼과 계단 신주 같은 인덱스가 톤온톤으로 어울린다. 옆구리에 아기자기한 굴곡이 들어가 있어, 두께에 비해 옆모습이 예쁘게 잘 나온 편이다. (로렐 복각 알피니스트 SPB241, SPB243, SPB245의 옆구리는 굴곡 없이 실린더처럼 뻗어 있어서 상당히 두꺼워 보인다) 12시와 6시 방향의 밑동을 어슷썰기로 깎아넣은 디테일이 센스 있다. (두꺼운 시계에 가죽줄을 끼우면 저 부분이 멍청해보일 수 있는데, 접선으로 맞닿을 곳을 평행선처럼 지나가게 한 것이다) 인덱스의 마감은 훌륭하나 핸즈의 마감은 아쉽다. 루페로 들여다보면 당연히 거칠..

Vaer C3 Design Navy USA Quartz를 샀다. 중간 크기의 청판 쿼츠 시계를 찾던 나에게는 좋은 선택이었다. 노모스 클럽을 조금 닮은 심플한 타임온리 다이얼과 주황색 포인트가 마음에 들었다. 비율은 노모스 쪽이 훨씬 좋다. 사파이어 크리스탈, 스크류 용두, 스크류 케이스백 등 기본기가 알차고, 퀵체인지 기능이 있는 스트랩 2개가 기본으로 제공된다. 가격 대비 좋은 조건이다. 케이스의 브러싱 처리가 다소 거칠고, 흠집이 잘 나는 편이고, 야광이 약한 점은 아쉽다. 다른 장점이 있으니 이 정도는 눈감아줘야겠다. 기본으로 제공되는 실리콘 스트랩이 상당히 좋다. 검정색 가죽 스트랩으로 줄질해도 꽤 잘 어울린다. 메탈 브레이슬릿을 장착하면 케이스와 줄이 동일한 색상이라 시선이 다이얼로 집중되는데..

42mm짜리 시계가 커 보일 정도로 손목이 가느다란 남자가 시계를 고르는 과정은 슬픈 탐색의 연속이다. 여러 해 동안 어려운 선택을 하며, 나는 다음과 같은 원칙을 세웠다. 1. 사이즈는 35~40mm 2. 스타일이 서로 달라야 한다. 3. 서브를 사지 않는다. 비싼 시계를 사서, 기존 시계를 서브로 만든다. 4. 무브먼트는 쿼츠. 5. 필드워치를 사지 않는다. 깨먹어도 아깝지 않은 시계가 필드워치다. 6. 정장에 어울리면 그게 드레스워치다. 7. 잃어버려도 아깝지 않으면 그게 여행용 시계다. 8. 조건이 맞는데 여성용이라면… 고민한다. 원칙을 하나씩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1. 35~40mm 가장 지키기 힘든 원칙이다. 사이즈를 40mm 이하로 제한하면(그리고 무브먼트를 쿼츠로 제한하면) 고를 만한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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