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점은행 회계학 전공을 시작하다

　나는 4년제 대학 문과 전공자다.

　○○을 전공하지 않았으므로, 쓸데없이 눈만 높은 고학력자, 중소기업이나 공장에 들어감으로써 잘못된 선택의 대가를 치러야 마땅한 존재. 그런 이야기는 여러 번 들어도 익숙해지지 않았다. 매번 거슬리고, 매번 아팠다. 따라서 전공을 하나 더 만들기로 했다.

　내가 선택한 전공은 회계학이었다. 사람들이 잘 알고, 조금이라도 '어려워하는' 전공이며, 학점은행 타전공으로 따기에 적절해 보였기 때문이다. (경영학은 희소성이 부족했고, 법학은 타전공으로 살짝 맛보는 정도로는 내 업무에 도움이 될 것 같지 않았고, 세무학은 온라인강의가 터무니없이 부족했다)

　학점은행 타전공은, 대학 졸업 후에 복수전공으로 학위를 취득하는 것에 비유할 수 있다.

　4년제 학사 학위를 지닌 사람이 학점은행에서 전공과목 48학점을 이수하면 타전공의 학사 학위를 획득할 수 있다. 학점인정 대상은 학점은행 온라인강의, 자격증, 독학학위제 시험 부분합격 등으로 일반적인 학점은행 조건과 같다. 다만 48학점을 전공필수와 전공선택으로 채워야 한다는 점과, 자격증이 전공과 관계있는 것 1개만 인정된다는 점이 일반적인 학점은행 학사학위 코스(140학점)와의 차이점이다.

　자세한 내용은 글의 후반부에 적도록 하겠다.

　학점은행을 시작할 때 신경써야 할 점은 다음과 같다.

　1. 실용적인 방법으로 학위를 취득할 수 있는 전공인지 확인한다.

　경제학, 세무학 등은 학위 취득의 가능성이 열려있을 뿐, 계획을 짜다 보면 답이 쉽게 나오지 않는 전공들이다. 다행히(?) 회계학은 학점은행 온라인강의, 적당한 난도의 자격증, 독학사 2~3단계 시험과목 등의 실용적인 방법으로 타전공 학위를 취득할 수 있다.

　2. 학점은행 수강신청을 하기 전에 범용 공인인증서를 발급받는다.

　온라인강의를 들을 때는 물론이고, 수강신청을 하는 단계에서부터 범용 공인인증서를 요구한다(윌비스원격평생교육원에서는 그랬다). 제때 수강신청을 하려면, 범용 공인인증서(4,400원 하는 그거)를 미리 발급받을 필요가 있다.

　회계학 타전공 학사학위가 얼마나 쓸모있을까? 잘라서 말하자면, 취업스펙으로는 회계세무 전공 초대졸 이상의 대우를 기대하기 어렵다. 회계학 전공자도 CPA나 CTA로 자신의 전문성을 증명해야 하는 현실에서, 48학점 정도를 이수한 타전공 학사학위로 회계전문가 대우를 바라는 것은 무리이다.

　다만 직업을 가진 상태에서, 회계공부를 하였음을 증명할 승진스펙으로는 틈새시장 비슷한 쓸모가 있다고 생각한다. 비금융계 회계스펙은, CPA, CTA, MBA(회계전공), 경영지도사(재무)정도를 제외하면 경리급 자격증만 남기 때문이다. 중간이 없다. 그래서 '내가 회계이론을 공부하였고, 이만한 성취를 이루었음'을 객관적으로 증명할 수단으로 회계학 타전공을 골랐다. 적어도 나에게는 최선이었다.

　회계학 타전공의 경우 다음 조건을 모두 충족하여야 학위가 나온다.

　1) 전공필수+전공선택 48학점 이상 (타전공 요건)

　2) 전공필수 18학점 이상 (회계학 전공 요건)

　3) "평가인정 학습과정" 18학점 이상 (학점은행 요건)

　각 조건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전공필수+전공선택 48학점 이상

　타전공 고유 요건이다. 어느 전공을 하기로 결정했으면, 그 전공의 전공필수나 전공선택만으로 48학점을 채워야 한다는 뜻이다. 교양이나 일반선택에 해당하는 학점은행 온라인강의, 일반선택으로 쓰이는 자격증(예 : IT전공이 아닌 경우의 컴활1급), 교양에 해당하는 독학사 1단계 시험과목 합격 등은 이 경우 학점으로 인정받지 못한다.

　회계학 타전공의 경우, 회계학 전공과 연계된 자격증 1개만 인정받는다. (전공과 연계된 자격증은 전공필수로 인정받는다)

　회계학 타전공의 경우, 독학학위제 경영학과 2~4과정 시험과정 중 다음을 전공필수 또는 전공선택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각 과목당 5학점씩이다.

　2단계 전공필수 : 회계원리, 원가관리회계

　2단계 전공선택 : 인적자원관리, 마케팅원론, 생산운영관리

　3단계 전공선택 : 재무관리론, 경영전략, 투자론, 재무회계, 경영분석

　4단계 전공선택 : 재무관리, 마케팅관리, 회계학*, 인사조직론

※위에 나온 독학사 과목 중 학점은행과 중복되는 것은 다음과 같다. 회계원리-회계원리, 원가관리회계-원가관리회계I, 경영분석-경영분석. (재무회계-중급재무회계I은 중복과목이 아니라고 한다)

*4단계 회계학의 경우, 원칙적으로는 전공필수로 인정받을 수 있다. 그러나 4단계 회계학은 2단계 회계원리와 중복되므로, 4단계 회계학과 2단계 회계원리를 모두 합격한다면 둘 중 하나는 전공필수, 다른 하나는 전공선택으로 인정받는다고 한다. 실용적인 경우의 수에서는 회계학을 전공선택으로 보아도 무방해 보여서 이렇게 분류하였다. (1~3단계를 모두 면제받고 4단계 회계학에 곧장 응시하여 합격한 경우라면 회계학은 오롯한 전공필수 학점이 된다. 재경직 행시 합격자, 공인회계사 등이 경영학과 1~3단계를 모두 면제받을 수 있다)

　중복은 낭비이다. 학점은행 회계원리(3학점) 온라인강의를 듣고 독학사 회계원리(5학점)에 합격한다면 8학점을 인정받는 것이 아니라, 둘 중 하나만 선택하여 학점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둘 중 많은 쪽인 독학사 회계원리를 선택하면, 학점은행 회계원리는 그냥 버려진다. 독학사 과목을 활용할 생각이라면, 어느 과목을 온라인강의로 듣고 어느 과목을 독학사 과목으로 처리할 것인지를 대강은 결정하고 수업을 듣기 시작하는 것이 좋다.

　2) 전공필수 18학점 이상

　회계학 전공 요건이다. 회계학 전공과 연계된 자격증은 전부 전공필수로 인정된다. 실용적인 경우의 수는 다음과 같다.

　20학점 : 신용분석사

　14학점 : 재경관리사, 전산회계운용사2급

　위 자격증에 독학사 전공과목(5학점) 한두 개를 붙여주면 우수리를 깔끔하게 처리할 수 있다.

　3) 평가인정 학습과정 18학점 이상

　학점은행 고유 요건이다. 학점은행 온라인강의 등 "평가인정 학습과정"으로 취득한 학점이 18학점 이상이어야 학위가 나온다. (재경관리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독학사 7과목을 합격하는 식으로는 타전공 학위를 딸 수 없다는 뜻이다)

※이 글에 나온 학점은행 관련 내용은 작성일 현재(2019.6.26.) 기준 정보이며, 100% 정확하다고 자신할 수 없다. 학위가 걸린 문제라면, 반드시 해당 교육기관의 담당자나 학점은행(www.cb.or.kr)의 온라인 학습상담 서비스를 이용하여 정확한 정보를 얻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