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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계학 타전공 학사학위를 취득했다. 4학기가 걸렸다. 그중 3학기는 직장과 병행했다. 학점은행 회계학 전공에 뜻을 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소감을 남긴다.




 1. 안 되는 게 많은 전공


  1) 기사 자격증 관련학과가 아니다


 학점은행 회계학 전공은 "024. 생산관리" 중 직무분야의 관련학과가 아니다. 따라서 학위증을 취득해도 전기기사, 건축기사, 품질경영기사 등의 시험에 응시할 자격이 없다. 이는 큐넷 상담사와의 전화 통화로 확인한 내용이다. (참고로, 학점은행 경영학 전공은 024. 생산관리 관련학과이다)


  2) 테셋, 매경을 전공학점으로 인정받을 수 없다


 학점은행 회계학 전공은 TESAT(2급 18학점)과 매경TEST(우수 18학점)를 전공학점으로 인정받을 수 없다. 회계학을 타전공한다면 꿀이 흐르는 두 자격증을 뒤로 하고 재경관리사(14학점), 신용분석사(20학점) 등으로 눈을 돌려야 할 것이다.


  3) 경제학개론, 경영정보시스템, 경영통계학 등을 전공학점으로 인정받을 수 없다


 학점은행 경영학 전공과목이지만, 학점은행 회계학 전공과목은 아니다. 회계학을 타전공한다면 (수험·이론·실무에 상당히 중요한 소양이 되는) 저 과목을 수강하지 않은 채로 학위를 취득하게 된다.




 2. 모르니까 몰라보고, 아니까 안 알아주고


 모르는 사람은 학점은행제가 뭔지 모르니까 관심이 없고, 아는 사람은 그 실태를 잘 아니까 무시를 한다. 진짜 졸업장이 아니고, 대충대충이고, 밥통들. 학점은행제에 대한 인식이란 검정고시와 특수대학원과 방송대학교에 대한 평판 중 안 좋은 것만 추려놓은 듯하다.




 3. 실용적인 평생학습 수단


 1만~12만 원(경영학 기준)에 20~26시간 정도의 강의를 듣고, 박사급 인재인 운영교수에게 질문할 수 있고, 과제의 첨삭을 받을 수 있고, 학점으로 인정받아 기록으로 남길 수 있다는 점은 매우 놀라운 일이다.


 한국생산성본부(KPC)나 한국능률협회(KMAC)의 교육이 24시간(3일)에 20만~50만 원 정도 하고, 이력서나 인사기록카드에 올리기에도 애매하다는 점과 비교하면, 학점은행제는 분명 실용적인 평생학습 수단이다. (KPC나 KMAC를 비난하거나, 교육 품질을 의심할 의도는 전혀 없다)


 강의의 품질로 보답받을 수 있다면, 학점은행 한 과목에 12만~24만 원까지는 투자할 가치가 있다. 당신은 머지않아 학위를 취득할 것이고, 학위를 취득하면 '좀 더 비싸지만 좀 더 괜찮은 강의'를 선택할 자유는 아마도 없을 테니까. (학위 취득이 급하지 않았다면, 나는 경희사이버대학교에 시간제등록을 하고 고급회계를 수강하였을 것이다)




 4. 회계학 전공자


 인식이야 어떻든, 학위를 취득한 순간부터 회계학 전공자가 된다.


 학점은행 회계학 전공은 회계를 피할 수 없는 구조이다. 아주 특이한 방법을 쓰지 않는 이상, 학위증이 나올 때가 되면 3년 만기 회사채의 현재가치 정도는 구할 수 있고, 소득공제와 세액공제가 어떻게 다른지는 설명할 수 있다.


 몇십 학점 배운 정도로는 경력자의 노련함을 상대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적지 않은 경력자가 사수에게 배운 대로, 지금까지 해온 대로 일하는 한계를 안고 있다. 그 한계를 뛰어넘는 방법 중 하나가 공부이다. (결국 경력과 공부, 둘 다 필요하다)


 회계학의 일정 범위를 훑어본 경험은 ①이론적 근거 위에서 업무를 처리하는 데에 도움이 되고, ②일관성 있게 규정을 해석·적용할 수 있는 통찰을 제공하고, ③차후의 지식 습득을 촉진하는 밑천이 된다. 많이 배우면 많이 배운 대로, 조금 배우면 조금 배운 대로 도움이 된다.





 학위증. 대학교의 졸업증서와 같은 역할을 한다. 금박을 둘렀고, 바탕의 학점은행제 로고는 정방향으로 딱 하나만 인쇄되어 있어 학위증명서보다 훨씬 깔끔하다. (그러나 문장의 주술호응이 잘못되었다)


 전형적인 학점은행제 학위증은 교육부장관 명의로 발행되며, 학위 취득 이후 학위증명서는 국가평생교육진흥원장 명의로 발급된다. 전형적인 대학교의 졸업증서가 총장 명의로 발행되고, 졸업증명서가 교무처장 명의로 발급되는 원리와 비슷하다.





 영문 성적증명서의 일부.


 국문 성적증명서와 약간 다른 점이 있다. 국문에는 이수연월이 나오지만 영문에는 이수연도만 나온다. 국문에는 교육훈련기관과 자격발급기관이 표시되지만 영문에는 없다. 국문에는 평생교육진흥원장의 직인이, 영문에는 원장의 자필서명이 인쇄되어 나온다.


 Certified Accounting Manager는 자격증의 지위(국가공인), 범위(회계), 주관사가 제시하는 비전(중간관리자)을 깔끔하게 밝힌다는 점에서 재경관리사보다 직관적이고 설명적이다. (이 번역명은 자격증의 초기 명칭 회계관리사를 그대로 옮긴 것이다. 이후에 우리말 명칭만 재경관리사로 바뀐 듯하다. 어감은 경리계원에서 재무팀장으로 올라갔지만, 재무관리도 경제도 다루지 않는 자격증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이름이라고 생각한다)


 영문증명을 천천히 읽다 보면, 국문증명을 읽을 때에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인다. 전공필수는 Major Requirements, 전공선택은 Major Electives, 교양은 General Education Courses, 일반선택은 General Electives다. 교양은 '학문을 바탕으로 이루어지는 품위, 문화에 대한 폭넓은 지식'을 가리키므로 꽤 괜찮은 것 같은데, General Education Courses는 '전공이 아님'에 무게가 실린다. General Electives는 전공이 아닌 과목들 중에 내가 고른 것이 된다. 이렇게 되면 '타전공'이 전공필수와 전공선택만으로 채워져야 하는 이유가 자연스럽게 도출된다. 전공이 아닌 과목은 첫 번째 학위를 딸 때 충분히 맛보았으니, 적은 학점으로 학위를 하나 더 받으려면 그 전공에 해당하는 과목만 들어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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